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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만남

[인터뷰] 모션제어, 자동차 제조로봇의 최대 당면과제

김성락 실장, 현대중공업 기계전기연구소 로봇개발실


Q.자동차 제조용 로봇의 기술현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자동차 제조용 로봇은 엔드유저용 생산기지로서의 위상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품질과 생산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로봇입니다. 자동차 메이커는 신제품 개발, 디자인 개발, 자동차의 신뢰성 향상을 위해서 끓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그 성과중의 하나가 로봇을 통한 자동화인 것입니다. 이러한 자동화에 대한 흐름은 후발 메이커들도 자동화 설비에 대한 동일한 노력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라는 화두를 적극 실행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지금은 고정물에 대한 자동화의 개념이 범용의 프로그램 가능한 로봇으로대체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87년 이후 본격적으로 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로봇의 위상도 커지고 있습니다.


Q. 자동차 제조용 로봇에 모션컨트롤 기술이 적용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자동차 로봇의 적용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로 5축 6축형 수직 다관절 로봇의 도입을 들 수 있습니다. 수직 다관절 로봇은 기본 축수가 다른 직교좌표 로봇이나 스카라 로봇보다 많기 때문에 모션컨트롤 기술에 대한 요구가 처음부터 크게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모션컨트롤 기술과 컨트롤러의 성능 향상으로 로봇에 있어서의 공간상 두점 또는 N개의 점을 어떻게 이동시키느냐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공간상의 이동점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이동시킬 것인가라는 문제의 핵심은 바로 모션컨트롤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적용시키느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수직 다관절 로봇은 하위레벨의 하드웨어와 알고리즘이라는 두개의 인프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CPU, 전력소자 그리고 컨트롤 알고리즘의 급속한 발전으로 직선보간 및   PID 제어도 손쉽게 가능해 진 것입니다.

지금은 자동차 공장의 자동화율이 거의 100%에 가깝게 진행되어 있습니다. 조립에 있어서 사람이 담당하던 대부분의 공정을 로봇을 비롯한 자동화 기기들이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자동차 차체의 형상은 점차 복잡해지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이로 인해 로봇 역시 복잡해진 제품 생산공정만큼 복잡성이 요구됩니다.  또한 주어진 공장 설비에 대한 최대 활용방안도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로봇이 빠르고 진동없이 고정도 궤적을 이동하도록 하는 고속 고정밀 모션컨트롤 기술에 대한 요구가 점차 증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메이커인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한 해결책으로 하드웨어 알고리즘과 현대 기술이 결합된 모션컨트롤 기술이 적극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Q. 그렇다면 모션컨트롤 기술의 접목으로 어떠한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까?

자동차 제조용 로봇기술에서의 최대 과제는 원활한 동작 특성을 얻는 것입니다. 모션컨트롤 기술에 의해서 빠르고 진동없이 원하는 궤적을 그리는 것, 이러한 아웃풋이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일반 산업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모션 컨트롤러들은 기계 자체의 강성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용 모션 컨트롤러와 확연히 구별되며 접근방식도 달라져야 합니다. 자동차용 수직 다관절 로봇은 매니퓰레이터 자체가 강성이 약하기 때문에 정확한 궤적을 그리며 이동하는 모션컨트롤 기술이 필수적인 것입니다.


Q. 모션컨트롤 분야에서의 기술적인 성과와 국내 현황을 비교해 주십시오.

세계적으로는 165Kg의 무게를0.25초 만에 50mm 구간 이동하는 자동차 제조용 수직 다관절 로봇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0.35초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궤적정도에서는 일본보다는 유럽의 로봇이 좀더 발전해서 오차범위 0.1mm 이하까지 가능해 졌으며,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에는 0.2~0.3mm 오차 범위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진동 특성에 있어서는 많은 기술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동이 없도록 하는 것이 자동차용 로봇의 필수 과제입니다. 매니퓰레이터는 이동시 구조적으로 진동이 존재하는데 이를 어떻게 억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 분야에서 국내 기술은 겨우 개발단계에 있는 수준입니다.

모션컨트롤 기술을 통해서 보다 정밀하고 고속으로 작업가능한 로봇을 가동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작업 로봇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투자 합리화가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궤적 정도를 좋게 하여서 레이저 용접과 같은 새로운 제조공법의 적용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진동 문제가 해결되면 워크 피스나 주변 장치와의 충돌없이 작업공간을 최소화시키는 효과도 모션컨트롤 기술을 통해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Q. 선진 로봇기술과 비교해서는 어떻습니까?

직교좌표 로봇이나 스카라 타입에서는 로봇 컨트롤 기술을 따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스피드 이외에는 거의 동일한 수준에 있습니다. 단지 수직 다관절 로봇에 있어서는 컨트롤 자체가 어렵고 투자범위가 클 수밖에 없음에도 국내 로봇업체에서의 연구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기술격차가 있습니다.

국내 수직 다관절 로봇의 도입기에서부터 국내 시장은 마케팅 마저 실패하는 바람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저희 현대중공업만이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체적인 로봇기술의 관점에서 볼 때 선진 외국과 비교하여 70% 수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IT나 전자, 매니퓰레이터 기술에서는 큰 기술차가 없지만, 모션컨트롤 알고리즘 분야가 너무나 빈약한 실정입니다. 외국보다 출발이 25년이나 늦은 데다 이에 대한 투자 규모마저 너무나 미약합니다.


Q. 산학간의 연구개발 추진은 얼마나 진행되고 있습니까?

학교와 기업간의 모션컨트롤 기술을 포함한 로봇에 대한 연구 협력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84년 이후로 로봇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면서 많은 학교와 연구소에서 로봇에 대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만 로봇 적용기술 및 사용기술이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기업에서의 실제 현장 적용이 배제된 채로 아카데미아에서 시작되는 바람에 연구실 알고리즘과 컨트롤러로서는 실제 현장에 그 기술을 적용시킬 수 없다는 문제점을 낳았습니다. 이것은 역으로 국내 로봇산업에 있어서의 기술적인 침체로 나타났다고 봅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80년대말부터 주로 일본과의 기술제휴 및 협력을 통해서 연구개발을 추진하였지만 산학간의 적극적인 협력이 활성되지 못하고 학교 연구실과 산업계의 연구는 더욱 큰 갭만 생겼습니다. 지금도 서로간에 합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학교의 연구와 업체의 적용 연구간에 상호 협력과 교류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모션컨트롤 관계자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모션컨트롤 기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인프라가 아직 없다는 것입니다.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모션컨트롤은 적용기술로써 좋은 알고리즘을 개발해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연구자와 응용자가 모션컨트롤 기술에 대한 이해와 적용설비의 특성에 대한 인식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구자와 응용자간에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왜 모션컨트롤을 시작해야 하는지, 왜 자신의 설비에 모션컨트롤 기술이 필요한지를 사용자와 개발자가 모두 올바른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개발자와 사용자는 서로 최종 설비가 필요로 하는 니즈에 대한 눈높이를 맞춰 나가야 합니다.


2004년 기사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