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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씨엔 뉴스

집적회로 발명가, 잭 킬비가 인류에게 선사한 것은

현대 마이크로 전자공학 분야의 토대를 이룬 최초의 모놀리식 집적회로(IC)의 발명가인 잭 킬비(Jack Kilby)가 지난 2005년 6월 20일 타계했다. 전자 산업을 소형화와 통합의 세계로 바꾸어놓았던 그의 업적을 짚어본다.

글_ 오승모 기자 



TI(택사스 인스트루먼트)의 톰 엔지버스(Tom Engibous) 회장은 ""실제로 우리 삶의 방식을 바꾸어놓은 업적을 이룬 사람은 극히 드물다. 헨리 포드, 토마스 에디슨, 라이트 형제 그리고 잭 킬비가 이에 속한다""라면서 ""세계를 바꾼 발명의 씨가 있다면, 잭이 발명한 최초의 집적회로다""고 밝혔다. 종종 언론에서 ‘온화한 거인’으로 묘사할만큼 그는 말수가 적고 온화한 성격이었다. 엔지버스 회장은 그에 대해 “한번도 자신을 과시하지 않았으며 그를 따랐던 수천의 엔지니어들에게 그들이 관련 산업에 얼마만큼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입사원 때 IC 개발 


잭 킬비는 일찍부터 자신이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고교 시절 그의 부친은 소규모 전력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고객들은 캔사스주 서부 시골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거센 눈 폭풍으로 인해 전화선과 전력선이 끊어졌을 때 킬비의 부친은 아마추어 무선 기사들과 협력해 고객들과 통신을 했다.이 사건은 어린 킬비가 평생 전자공학에 매료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일리노이 대학에서 자신의 관심 분야를 공부했다. 2차 대전으로 학업이 중단되면서 육군에 입대했고, 전쟁이 끝나자 복학해 1947년에 전기공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밀워키에 있는 센트라랩에 입사, 집적회로의 기초가 되는 트랜지스터를 연구했다. 센트라랩에 근무하는 동안 위스콘신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50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킬비는 1958년 TI에 입사했다. 그 해 여름 신입사원으로서 그는 당시 TI 직원들이 관례적으로 누리던 8월 휴가를 받지 못했다. 그가 집적 회로에 대한 아이디어가 처음으로 떠오른 것은 비교적 조용하던 이 때였다. 

"나는 책상에 앉아 있었다. 아마 보통 때보다 좀더 오래 앉아 있었을 것이다."라고 1980년에 있었던 한 인터뷰에서 회상했다. "그날 하루 동안 아이디어가 꽤 명확히 구상되었다. 일을 마쳤을 때 나는 노트에 몇 가지 스케치도 해 놓았고, 상사가 휴가에서 돌아오자 그것을 보여주었다. 약간 회의적인 면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은 그것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전자 산업에서의 혁신 


킬비와 TI 임원들은 1958년 9월 12일 회로를 시험했다. 회로는 동작했고, 그의 발명은 전자 산업을 바꾸어놓았다. 1960년 회사는 고객 평가를 받기 위해 최초의 칩을 발표했다. 2년 후 TI는 Minuteman 미사일을 위해 22개 특수 회로 제품군을 설계, 제작하는 첫 번째 집적회로 계약을 따냈다. 이 집적회로는 오늘날 여전히 모든 전자공학의 핵심으로 남아있다. 

킬비는 1960~1968년 사이에 TI에서 몇몇 엔지니어링 관리직을 역임했으며 1968년에는 전무이사(Assistant Vice President)로 임명되었다. 1970년에는 부품 그룹 엔지니어링 기술이사가 되었으며 이후 휴직하고 독립 컨설턴트가 되었다. 

TI 사장 겸 CEO인 리치 템플턴(Rich Templeton)씨는 "잭은 반도체 산업의 진정한 개척자"라면서 "나를 포함해 모든 엔지니어들은 잭이 TI에서 이룬 업적에 생활의 커다란 부분을 빚지고 있다. 우리 모두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킬비는 자신을 무엇보다도 엔지니어로 여겼으며, 엔지니어를 아이디어를 실제 현실화하는 직업으로 보았다. 그는 다양한 전자 발명으로 6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했으며, 가장 대표적인 특허로는 공동 발명한 휴대용 전자 계산기와 감열 프린터가 있다.


2005년 기사 작성